퍼온 맛집소개
'맛집'이라는 이름은 고급 레스토랑 보다는 아무래도 좀 허름한 외관에 찾아가기 힘든 곳인데도 사람들이 어떻게 알고 오는지 먼 곳에서부터 와서 줄을 서서 들어가는 곳에 더 어울리는 것 같지 않습니까?
맛집 리뷰어가 되고나서 잘 알려진 패밀리 레스토랑보다 그런 곳을 소개해드려야겠다 싶었는데, 마침 그런 기회가 찾아와서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습니다.
이 지역에 사시는 분들이 친정 부모님을 모시고 가서 아시게 됐다고, 저희 가족 나들이 겸 일이 있어서 광릉 근처에 갔다가 함께 들르게 된 곳입니다. 간판 없는 집으로 유명하다는데 정식 간판은 없었지만 곳곳에 플래카드와 입간판으로 '광릉 불고기'라고 쓰여있었습니다. 아마도 방송을 여러번 타고나서 붙이고 세워두신 것 같은데 이 전에는 그런 간판 조차 없었는데 문전성시를 이뤘던 모양입니다.
서울 외곽에 있다보니 길이 좁은 데도 차들이 쌩쌩 달리고, 근처가 유명한 진접지구라서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들이 많아 주변 도로 상황은 조금 어수선했습니다.
길 건너편에서 사진을 찍고 도로 좌우 살피고 재빨리 건너야했습니다.
정식 간판은 아니지만 이젠 간판도 있으니 못 찾아갈 일은 없겠죠?
담벼락에 붙은 사진. 포장까지 저렇게 푸짐하게 해주시나 봅니다.
식당내에서는 금연. 약간의 반주로만(2인 1병 한정) 추가주문은 받지 않습니다.
술 마시는 손님은 아무래도 장시간 앉아 있게 되어 테이블 회전률이 떨어지고, 기다리는 손님들도 있고, 약간 부족한 듯 먹어야 맛있게 먹었다는 생각이 들테니 추가 주문을 받지 않는다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아주 인상적인 대목들입니다.
광릉 숯불고기 백반 6000원. 아주 착한 가격 아닙니까?
점심시간을 놓쳐서 2시30분쯤 도착했는데도 가게 안은 사람들로 꽉 찼는데 동네 주민들이 아니라 대부분 외지 사람들로 보였습니다.
밖에서 보는 것과 달리 대체로 깔끔한 인테리어였습니다. 밖에서 보면 대포집 테이블과 플라스틱 의자를 예상하게 되어서, 사실 부모님이 사위를 이런 곳에 데리고 오시다니 약간 민망하려던 중이었습니다만, 들어가보니 제 예상을 깨고 저희가 앉은 커다란 원탁이나 다른 자리의 네모난 테이블들도 모두 이런 식당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는 월넛색상과 나뭇결이 있는 테이블이었고, 의자도 괜찮은 중국집에서 볼 수 있는 등받이 의자였습니다.
친정 부모님과 저희 부부 네 사람이 광릉 숯불고기 백반 4인분을 주문했습니다. 세 살짜리 제 아들은 간만에 엄마 아빠 외식 편히 하라고 곯아떨어져주셔서 식당내에 있는 하이체어(유아용 식탁)에 앉혀두었습니다. (이런 종류의 식당들에서는 기대할 수 없는 하이체어가 몇 개나 있어서 의외였고 편리했습니다.)
된장찌개도 리필이 되고, 다른 반찬들은 셀프 코너에서 직접 더 가져다 먹을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주메뉴인 광릉 숯불고기. 돼지고기인데도 숯불에 방금 구워 나오니 (자리에서 직접 구워먹는 것이 아니라 식당 뒷편에서 숯불에 구워져 나옵니다.) 숯불구이의 냄새로 고기냄새를 모두 잡아버리고, 고기도 기름이나 비계 하나 없이 야들야들해서 네 사람의 젓가락이 바삐 움직였습니다. 특히 제 신랑이 너무 만족스러워해서 저도 낯이 좀 섰고 말입니다.
저는 고깃집에 가면 사실 고기보다 된장찌개를 잘 먹는데, 이번에도 2인분으로 나온 된장찌개를 거의 저 혼자 다 먹은 것 같습니다. 된장찌개 국물도 시원하고 깔끔하면서 깊은 맛이었지만, 야들야들 부드러워 부서질 것 같은 손두부의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저는 워낙 밑반찬을 갖추고 상차림을 하지도 않지만, 외식할 때 한식을 먹게 되면 밑반찬을 두루 먹기 보다는 주메뉴 위주로 먹는 편이라서, 또한 대부분 밑반찬은 먹었다가 실망하는 일이 많아 모험을 해야해서 젓가락이 잘 가지 않는데, 주부가 되고보니 외식을 하면서 어떻게 조리하는 것인지 배우기 위해서 먹어보게 되고, 맛집 리뷰어가 되고보니 많은 분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는 의무감에서 꼭 하나하나 맛을 음미하며 먹어보게 됩니다. 그런데 대부분 음식점의 밑반찬에 실망만 하다가 이 곳은 정말 만족스러웠습니다.
장사가 잘 되는 집은 밑반찬이 모두 맛있다는 얘기가 이 집을 두고 하는 말인듯 합니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마늘쫑 마른새우볶음, 도토리 묵 위에 양념과 돌나물을 얹은 반찬, 촉촉한 취나물까지. 어느 것 하나 입에 착착 붙지 않는 것이 없었습니다.
짜지 않은 깻잎짱아찌, 부드러우면서 매콤한 호박나물, 고기의 맛을 돋우는 양파 초절임.
양념이 많이 들어가지 않아 깔끔한 파무침과 마늘, 고추편.
자칫 성의없기 쉬운 김치까지도 괜찮은 맛이었습니다.
저희 아빠께서 좋아하시는 꽈리고추 찜도 맛을 제대로 내었길래 아빠께 한 젓가락 드리는 작은 효도까지 할 수 있었지요. ^^
깔끔한 나박김치도 입맛을 개운하게 정리해주었지만, 뒤에 보이는 미나리(?)는 익혀서 으깬 두부에 버무려 부드럽고 담백한 게 매우 독특한 맛이었습니다. 이 반찬은 아무래도 한번 흉내내서 만들어 봐야 할 연구대상인 것 같습니다.
배불리 먹고 나오면서 공짜 커피 한잔씩 마시고, 만족스러웠던 신랑은 카운터에서 명함을 몇 장이나 집어옵니다. 대를 이어서 아드님 내외가 운영하시고, 망우리 지점도 있다는데 며느님 되시는 분인듯 보이는 분이 정말 얼마나 친절하신지 모릅니다.
김치는 직접 기르셨다고 했던가 직접 공수해오셨다고 했던가 했는데 아주 맛있는 배추로 담그셨다고, 된장도 더 끓여드리고, 반찬은 얼마든지 더 가져다 드시라고, 맛있게 드셨느냐고 일일히 나긋나긋 조용하게 물어보시는데 정말 기대하지 못했던 서비스를 받고 모두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뒷편의 화장실도 사실 기대하지 않았는데, 컨테이너를 개조해 세 칸으로 나누고 각각 칸마다 앙증맞은 세면대까지 갖춘 위생적인 화장실이어서 마지막까지 기분 좋았습니다.
광릉 수목원 나들이 하시는 분들은 꼭 한번 들러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저희 부부도 귀한 손님 모시고 꼭 가볼만한 곳을 알게 되었다고 매우 기뻐하고 있답니다.
Daum 맛집 리뷰어 1기, 싸*월* 스페셜 페이퍼 작가, 네*버 메인 페이지 단골 소개 블로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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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 싸*월* 제 블로그에 맛집 리뷰어로 선발되어 활동하고 있다는 소식을 자랑했으니 제 블로그 구독자들 모두 구경 오실 거예요. 나날이 발전하는 Daum 맛집 리뷰가 되길 바랍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