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일이 보이던날
아침 이면 어김 없이 들려오는 소리..
250cc둔탁한 오토바이 소리와 더불어 약간은 쇤듯한 아자씨 목소리가 따라온다
일어나라 가자~
왜그렇게 생각이 없었는지 모른다
그져 부르니 가고
시키니 하는 ...
그냥 날마다 다른곳 에서 다른일을 시키 신다
세상에 태어나 처음 해보는 일들 이건만
이거 해라 ...
이말 한마디 에
저녁이면 그렇게 마무리 되어졌다
그렇게 한달이 가고 두달이 가면서
난
목수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동네 모든분들이 그렇게 불렀다 목수라고 ....
그렇게 서서히 집이라는걸 알아 가면서도
난 아직 그냥 하루 일과을 보내는 기계와 같았다
그러던 어느날
아저씨을 따라 간곳은
몇분에 아버지 연배 정도에 목수 분들이 계셨고
그분들은 나를 보며 자기들끼리 뭐라 이야기 하는데
나이가 어리니......쟤을 뭔일 시키니...등등 설왕 설래 하시는것 같았다
약 삼개월을 하였지만
언제나 혼자 마무리 일만 하던터라
아마도 그날이 다른 동료 선배을 처음 본것 같다
그중에 최씨라는 (지금도 이름을 모른다)선배 동료을 처음 본날이다
후일일이지만 그분은 나을 제자라 칭하고 나또한 스승이라 했다
각설하고....
그렇게 여러 사람들에 따가운 시선을 뒤로 하고
아저씨을 따라 들어선 현장에
나에게 주어진 일거리는 목 계단이었다
지금껏 주어진 일도 처음 하는일이 대부분 이었지만
이날만은 참으로 난감 했다
나의 아버지도 계단 하나을 놓을려면 2~3일 걸리는 작업이라며
항시 듣던말이 계단 하나을 만들면 일 다 배운 거라던 말이 생각났다
그때나 지금이나 물어 보는걸 잘 못하던나는
간단하게 이렇게 저렇게 설명 하시고 돌아서는 아저씨을 잡지 못했고
언제나 그랬듯 또다시 그림을 그렸다
주변에 눈총을 받으며.....
아버지을 따라 몇번 보아온 계단이지만
처음 잡아본 계단 구조는 생각처럼 쉽지 않아서
바닥에 쭈구리고 앉자 그림을 그리고 또 그려가며
처음 끌려온 날 처럼 한나절을 보내고 나서야
동료분들에 퉁박을 들으며
연장을 풀었다 ....
지금에야
별것도 아닌 일이지만
그때만해도 일류라 말할수 있으려면 목계단은 필수라
동료 분들에 우려 섞인 퉁박은 꾸지람에 가까웠고
난 그져 말없이
그려진 그림을 펼쳐 놓고 재단을 해 나갔다
대패질을 하고
자른다 ...
최씨 아저시 놀랜다
너 뭐하니 .....
그때 만해도 손톱으로 자르던 계단 판을
난
합판 한장을 조깃대 삼아 기계톱으로 거침없이 잘라 갔다
총 15개 ..
가구 공장에서 보조 하면서 재단하던 나만에 노하우다
그걸 쳐다 보면 다들 놀란다
손톱으로 아무리 빨라도 30분을 걸릴걸 십분도 안돼 다 자른것이다
계단 옆판을 대패질 하여
줄을 긋기 시작 했다
그림에 그려 넣은 칫수에 따라 하부 두개 상부 두개
그리곤 또 조깃대을 대고 사쿠리질을 한다 (문틀에 홈파던 기계)
또 놀란다
그도 그럴것이 다른 분들은 전혀 기계로 안하고
끌로 파던 홈이다 (난 그때 그게 끌로 파는것인지도 몰랐다..ㅎㅎ)
계단판 넓이 보다 조금 작고 조금 얇게 홈을 팠다
전부 다 파니 약 30분정도
나중에 들으니 이걸 한분이 하루 종일 판단다
미리 여분을 주고 잘라 놓은 계단판에
길이에 딱 마추어 잘라논 합판 조깃대을 대고
기계톱을 넣는다 아까 얇게 파놓은 구멍에 들어가게
그리곤 홈 넓이에 마추어 앞 부분의 여분을 잘라 내고 끼워 본다
딱 맞는다
외장 작업중이던 최씨 아저씨가 잠시 보시곤 웃는다
계단판 밑에 잘라낸 여분에 길이에 마추어 사쿠리로 다시 홈을 길게 판다 합판 한장 두께로
그렇게 모든 준비을 마친 나는
하나씩 끼워 마추어 못질을 했다
그리고 상판 하나 하나에 합판을 끼워 마추고 빠지지 않게 못을 박으니
약 한시간 정도 걸렸다
둘러 보니 아무도 없다
할수 없이 혼자 들어 본다
들만 하다 ...
조립된 계단을 세워 등에 메고 중간 참에 걸쳐 놓으니 제법 그럴듯하게
계단이 들어 선다
하부 판을 놓고
다시 상부 계단을 등에 메고 올라서 위에 걸쳐 놓았다
그렇게 걸쳐 놓구 처음 이층에 걸터 앉자
잊고 있던 담배 한대을 물고 물끄러미 바라 보았다
왠지 흐믓해 진다
밖에서 오토바이 소리가 들린다
아버지 목소리도 들려 온다
아마도 계단 놓으라고 하셨다는 아저씨 말씀에 염려가 되었나 보다
아저씨와 아버지 그리고 몇분에 친구분들
그렇게 우르로 들어 오신다
그리곤 한마디씩 하신다
어 다했네.....
니가 한거 마져?
어떻게 했길래 벌써,,.....
두런 두런 이야기들이 들린다
못들은척 나왔다 ........
저녁 노을이 맑아 보였다
이젠 정말 목수가 되었나보다
처음으로
내 일을 돌아 본다
내가 목수가 되던 날이다